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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명작3

올드보이 (2003) 1. 이 영화는 왜 이렇게 시간을 배치했을까?라는 작품을 생각하면 강렬하고 충격적인 반전 장면이 먼저 생각나지만 실제로 영화 속에서 관객을 이끌어 가는 방식은 매우 계산적이다. 나는 이 작품이 중심이 되는 사건보다 대기와 공백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느꼈다. 어떤 장면은 지나치게 길고 어떤 설명은 거의 생략이 된다. 그래서 나타나는 불균형이 영화의 리듬을 깨기 위한 장치라기보다 인물이 처한 상태를 관객들이 직접 체감하게 만들기 위한 구성처럼 보인다. 시간은 흐르지만 상황에는 진전이 없다. 하지만 영화는 그 답답함을 줄이거나 없애지 않고 오히려 반복되는 일상과 단절된 공간을 오랫동안 보여주면서 관객이 그 흐름에 익숙해지도록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영화 속 사건으로 인한 충격은 뒤로 미뤄지게 된다.. 2026. 1. 7.
공동경비구역 JSA (2000) 1. 같은 공간, 전혀 다른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는 분단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다루지만 영화가 집중하는 부분은 국가 간의 대립보다는 사람에 중점을 두고 있다. 같은 공간에 서 있지만 서로 다른 규칙과 시선을 가진 인물들은 늘 긴장 속에 놓여 살아가고 있다. 이 영화는 적군과 아군이라고 단순히 구분하는 대신에 그 경계가 얼마나 인위적인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나는 이 작품이 정치적 메시지를 앞세우기보다 상황 속에 놓인 개인의 감정을 먼저 보여주려 했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이 작품은 설명보다 등장인물들의 표정과 거리, 행동으로 말해준다. 말 한마디, 움직임 하나가 조심스러워지는 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본심을 숨기며 이야기가 흘러가고 그 숨김이 어떻게 관계를 바꾸어 나가는지를 차분하게 따라가며 영화를 보게 된다... 2026. 1. 5.
친구(2001) 1. 관계라는 이름으로 남는 감정의 무게'친구'라는 영화를 단순한 우정 영화일 거라고 생각하고 영화관에서 보게 되었다. 영화를 보고 난 후는 우정에 관한 영화가 아닌 사람과의 관계가 삶을 어떻게 바꿔버리는지를 보여주는 영화이다. 함께 웃고 떠들던 시간보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게 되는 순간들이 더 오래 남게 된다는 사실을 이 작품 속에서 담담하게 전달해주고 있다. 친구라는 이름은 가볍고 친근하게 불리지만 그 이름 아래에는 기대와 오해, 침묵이 쌓인다. 이 영화가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누군가를 미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각 인물은 저마다의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이 관계를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밀어내고 있다. 나는 이 과정을 보며 "왜 우리는 가까운 사람일수록 솔직해지기 어려울까"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 2026. 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