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영화리뷰2

번지 점프를 하다 (2001) 1. 이 영화가 시간을 다루는 방식이 유독 느리게 느껴지는 이유를 집중해서 보다 보면 사건의 흐름보다 시간의 간격이 더 또렷하게 남게 된다. 나는 이 작품이 중요한 순간을 빠르게 넘기지 않고 오히려 그 전후의 시간을 길게 남겨두는 데 중점을 둔다고 느꼈다. 특별한 장면이 아닌 일상적인 풍경, 반복되는 학교 공간, 계절의 변화가 영화의 주된 흐름과 리듬을 만들어 준다. 이 느슨한 시간 배치는 이야기를 끌고 가기 위한 장치라기보다는 인물이 멈춰 있는 상태를 보여주는 방식에 가깝다. 그래서 이 영화의 시간은 흐르지만 앞으로 빠르게 나아간다는 느낌은 크지 않다. 그 정체감이 이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결정해주고 있다. 2.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운 설정이 작품에서 가장 논쟁적인 지점은 특정 관계를 설명해 주는 .. 2026. 1. 6.
엽기적인 그녀 (2001) 1. 이 영화가 웃기게만 보이지 않았던 이유사람들이 를 떠올리면 보통은 강한 캐릭터나 과장된 장면이 먼저 생각나는 작품이다. 그런데 영화를 다시 보며 생각해 보면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웃음보다는 사람사이의 불편한 관계를 이야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작품이 일부러 관계를 매끄럽게 만들지 않았다고 느끼는 부분이 많았다. 감정이 통하는 순간보다 어긋나는 장면이 더 많았고 그 어긋남이 해소되지 않은 채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동안 계속해서 재밌거나 편하지만은 않은 기분이 따라온다. 이 불편함이 오히려 이 영화를 오랫동안 기억하게 만들어준다. 쉽게 소비되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와는 다른 점이다.2. 강한 행동이 항상 주도권은 아니라는 점이 작품에서 가장 눈에 .. 2026. 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