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4 완득이 (2011) 1. 이 영화가 관계를 배치하는 방식를 처음 봤을 때에는 사춘기 청소년의 사건을 중심으로만 영화를 보았다. 하지만 다시 이 작품을 보았을 땐 사춘기 청소년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영화라기보다 실제 영화는 인물 간 관계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느꼈다. 작품 속 누군가는 보호자이고 누군가는 지도자이며 또 다른 누군가는 방관자처럼 위치하지만 이 역할은 끝까지 유지되지는 않는다. 이 영화는 관계를 제대로 정의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관계의 배치가 바뀌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누가 먼저 손을 내밀었는지보다 어떤 순간에 인물들의 관계가 변했는지가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 구조 덕분에 이야기의 흐름은 특정 인물의 성장을 중심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대신 인물들 사이의 멀었던 간격이 줄어들.. 2026. 1. 11. 범죄의 재구성 (2004) 1. 영화 속 사건보다 분업된 인물의 역할이 도드라지는 영화이 작품은 흔한 범죄 영화처럼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보다 "누가 어떤 역할을 맡았는가?"를 보여주기 위한 장면으로 시작된다. 사건의 개요가 아닌 그것을 구성해 나가는 각자의 위치와 역할이 눈에 띄게 보인다. 인물들은 단순히 주인공과 주변 조연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오히려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가로 분류되어 있다. 예를 들면 누군가는 정보의 흐름을 관리하고 누군가는 직접 행동하며 역할을 보여준다. 이 역할 분업은 사건의 핵심으로 가는 지름길을 제공해주지는 않는다. 다만 각 인물의 기능적인 위치가 사건을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보여준다. 그래서 영화가 빠르게 진행되기보다 정보와 각자의 역할을 먼저 드러내는 방식이 된다.2. 정보의 이동 경로가 서서히 .. 2026. 1. 10. 접속 (1997) 1. 이 영화가 관계를 만들어내는 방식영화 을 보면 인물의 감정보다 먼저 인물들의 관계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게 된다. 이 영화는 인물들이 직접 마주하는 장면보다 서로를 알게 되는 중간 단계에 훨씬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목소리, 방송시간, 반복되는 라디오 청취 같은 요소들이 관계들을 만들어가는 중심에 놓인다. 이 과정은 빠르지 않으면서도 의도적으로 비어 있게 만든 구간이 많다. 영화는 그 공백을 무리해서 다른 것으로 채우려 하기보다 그대로 둔다. 그 결과 관객은 이야기를 따라 흘러가기보다 관계가 형성되는 과정에 함께 참여하게 된다. 이 구조는 멜로 영화에서 흔히 기대되는 장면 전개와는 다른 방식으로 흘러간다. 누군가의 선택이나 감정의 고백보다 어떻게 인물들이 연결되는가가 중심이 된다. 그래서 이.. 2026. 1. 9. 봄날은 간다 (2001) 1. 이 영화는 시간을 앞서 가지 않는다.를 떠올리면 영화의 사건이 먼저 생각나기보다는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던 감각이 남게 된다. 나는 이 영화가 이야기를 끌어가기 위해 시간적인 요소를 사용하는 대신 시간을 그대로 두는 방식으로 영화를 끌어갔다고 생각한다. 장면들은 급하게 연결되지 않고 인물들의 하루가 자연스럽게 이어져간다. 변화가 일어나는 순간에도 특별하게 강조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구간이 길게 유지된다. 이 느슨한 흐름 덕분에 관객은 장면을 무리하게 따라 하기보다 그 안에 머물러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된다. 영화는 시간을 압축하지 않음으로써 인물들과의 관계가 변하는 속도를 무리해서 표현하지 않았다.2. 소리와 공간이 대신 말해주는 것들이 작품에서 인물만큼 중요한 요소는 소리와 .. 2026. 1.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