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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 (2002) 1. 이 영화는 관객을 여러 갈래로 흩어 놓는다.반지의 제왕 두 번째 시리즈인 을 보면서 가장 먼저 느꼈던 부분은 관객의 시선이 한 곳이 아닌 여러 곳으로 분산된다는 점이었다. 이야기는 하나의 중심을 향해 모여있지 않고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뉘어 분산되고 각자 인물들이 처해진 상황들을 보여분다. 나는 이 분산 구조가 이 영화의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관객은 특정 인물이나 사건에 완전히 몰입해서 관람을 하기보다 변화하는 장면과 흐름을 오가면서 상황을 받아들이고 영화에 빠져들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감정의 집중도는 낮아질 수도 있지만 영화에서 보여주고 싶은 세계의 크기가 실감 나게 다가온다. 영화는 관객에게 "무엇이 중요한가"를 정해주지 않고 변화되는 장면과 상황 속에서 주인공 한 명에게 집중되는 영화.. 2026. 1. 8.
봄날은 간다 (2001) 1. 이 영화는 시간을 앞서 가지 않는다.를 떠올리면 영화의 사건이 먼저 생각나기보다는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던 감각이 남게 된다. 나는 이 영화가 이야기를 끌어가기 위해 시간적인 요소를 사용하는 대신 시간을 그대로 두는 방식으로 영화를 끌어갔다고 생각한다. 장면들은 급하게 연결되지 않고 인물들의 하루가 자연스럽게 이어져간다. 변화가 일어나는 순간에도 특별하게 강조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구간이 길게 유지된다. 이 느슨한 흐름 덕분에 관객은 장면을 무리하게 따라 하기보다 그 안에 머물러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된다. 영화는 시간을 압축하지 않음으로써 인물들과의 관계가 변하는 속도를 무리해서 표현하지 않았다.2. 소리와 공간이 대신 말해주는 것들이 작품에서 인물만큼 중요한 요소는 소리와 .. 2026. 1. 8.
아일랜드 (2005) 1. 이 영화는 관객을 언제 변화시킬까?를 보는 동안 나는 관객의 위치가 계속 이동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영화 초반에는 제한된 정보 안에서 등장인물과 같은 시선으로 상황을 받아들이며 영화를 보게 된다. 명확한 규칙과 배경이 되는 세계는 매우 정돈되어 있다. 하지만 일정 시점이 지나게 되면 관객은 인물보다 조금 더 많은 사실을 인지할 수 있게 된다. 이 순간부터 영화의 구조가 완전하게 달라진다. 더 이상 같은 위치에서 상황을 바라보지 않게 되고 다른 시점에서 영화를 바라보게 된다. 나는 이 변화가 영화의 핵심 장치라고 생각한다. 관객이 먼저 영화 속에서 이탈하면서 등장인물의 선택이 얼마나 늦게 이루어지고 있는지가 드러나는 영화이다.2. 하루가 반복되는 세계에서 시간이 작동하는 방식 속 시간은 흐르지만.. 2026. 1. 7.
미스틱 리버 (2003) 1. 이 영화는 사건보다 '지나간 시간'을 먼저 보여준다를 감상하다 보면 현재 사건보다 과거에 머무는 시간이 유독 길게 느껴진다. 나는 이 영화가 이야기를 앞으로 끌고 나가는 대신 이미 지나가버린 시간 위에 계속 머무르도록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화면은 빠르게 전개되지 않고 인물들이 걸어온 시간을 반복해서 환기시켜 준다. 현재의 선택은 중요해 보이지만 그 선택이 만들어지는 배경은 훨씬 오래전부터 쌓여 있었다는 점을 강조해 준다. 이 느린 시간의 배치는 답답함을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동시에 인물들이 벗어나지 못하는 틀을 분명하게 나타내준다. 사건은 갑작스럽게 발생하지만 그 결과는 이미 예견되어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2. 가장 납득하기 어려운 판단 한 가지이 작품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지점은 인물들이 .. 2026. 1. 7.
올드보이 (2003) 1. 이 영화는 왜 이렇게 시간을 배치했을까?라는 작품을 생각하면 강렬하고 충격적인 반전 장면이 먼저 생각나지만 실제로 영화 속에서 관객을 이끌어 가는 방식은 매우 계산적이다. 나는 이 작품이 중심이 되는 사건보다 대기와 공백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느꼈다. 어떤 장면은 지나치게 길고 어떤 설명은 거의 생략이 된다. 그래서 나타나는 불균형이 영화의 리듬을 깨기 위한 장치라기보다 인물이 처한 상태를 관객들이 직접 체감하게 만들기 위한 구성처럼 보인다. 시간은 흐르지만 상황에는 진전이 없다. 하지만 영화는 그 답답함을 줄이거나 없애지 않고 오히려 반복되는 일상과 단절된 공간을 오랫동안 보여주면서 관객이 그 흐름에 익숙해지도록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영화 속 사건으로 인한 충격은 뒤로 미뤄지게 된다.. 2026. 1. 7.
번지 점프를 하다 (2001) 1. 이 영화가 시간을 다루는 방식이 유독 느리게 느껴지는 이유를 집중해서 보다 보면 사건의 흐름보다 시간의 간격이 더 또렷하게 남게 된다. 나는 이 작품이 중요한 순간을 빠르게 넘기지 않고 오히려 그 전후의 시간을 길게 남겨두는 데 중점을 둔다고 느꼈다. 특별한 장면이 아닌 일상적인 풍경, 반복되는 학교 공간, 계절의 변화가 영화의 주된 흐름과 리듬을 만들어 준다. 이 느슨한 시간 배치는 이야기를 끌고 가기 위한 장치라기보다는 인물이 멈춰 있는 상태를 보여주는 방식에 가깝다. 그래서 이 영화의 시간은 흐르지만 앞으로 빠르게 나아간다는 느낌은 크지 않다. 그 정체감이 이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결정해주고 있다. 2.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운 설정이 작품에서 가장 논쟁적인 지점은 특정 관계를 설명해 주는 .. 2026. 1. 6.